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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트를 사지 않고 LG 코드제로 A9을 구매한 이유 본문
아직도 이 결정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청소기가 2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에 홀린 듯.. 사버렸습니다.
물론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던 유선 청소기 다이슨 알러지파케 DC46
좋은 청소기고 몇 년째 잘 쓰고 있습니다만..
저희 생활 패턴에서 끔찍할만한 몇 가지 단점 저를 괴롭혔습ㄴ다.
1. 그때 그때 청소 하기에 너무 불편하다
잠깐 더러운걸 빨아들이기 위해 이 큰 유선 청소기를 가지고 와서 코드를 꼽고 청소를 하는게 귀찮아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날부터 청소는 주말에 맘 먹고 해야하는 행사가 되더군요..
이렇게 청소를 드문드문하면 집이 더러워질 것 같아서 아예 청소기를 꺼내놓고 콘센트도 꼿아둔 채 필요할 때마다 청소기를 그냥 돌리기를 어언 1년 반..
안그래도 좁은 집인데 저 커다란 청소기 + 널부러진 청소기 호스(참고로 사진처럼 저렇게 이쁘게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탄성이 강해서 커다란 반원을 그립니다.) + 늘여져 있는 전원 선은 저에게 꽤나 큰 스트레스 였습니다.
저 청소기가 집 한구석에 있는 것만으로 손해보는 공간이 1평 이상은 될 겁니다;;
2. 강력하지만 눈치 보이는 소음
당연히 유선청소기니 흡입력도 강력하고, 그러다보니 소음도 비례하여 늘어납니다.
과자 부스러기나 아주 작은 먼지는 그렇게 강력하고 큰 소리까지 내면서 빨아들일 필요도 없는데.. 늦은 밤 퇴근해서 잠깐 청소기를 돌리려면 너무 눈치가 보입니다. 주말 아침에도 눈치 보입니다.
뭔가 남들이 '왜 이럴때 청소기를 돌리나..?'라고 생각지 않을 시간대를 자꾸 찾게 됩니다.
청소 할 때 창문을 열고 청소하는건 기본인데..그때마다 밖에 너무 크게 들리지 않을까..생각하게 됩니다.
게다 저 청소기는 오로지 전원 On/Off밖에 없죠.. 세기 조절? 그런건 없습니다. 그냥 가장 센 힘으로 으아아아아아~!!
3. 먼지통 청소의 불편함
자주 먼지통을 비운다는 가정하에는 꽤 괜찮습니다.
만약 어쩌다 한번 먼지통을 비울 때는 꽤나 불편합니다. 먼지통을 여는 순간 퍽! 하고 사방에 아주 고운 먼지들이 퍼지는데...
많은 분들이 아예 큰 쓰레기봉투에 먼지통을 통채로 넣고 열거나, 또는 샤워실에서 수증기가 자욱한 상태로 먼지통을 비우기도 합니다.
이보다 큰 문제는 먼지통 (투명 플라스틱) 과 내부에 필터는 물청소가 가능한데
실제로 사이클론 기술이 들어가는 플라스틱 구조체 (파란색 플라스틱으로 덮혀있는)가 청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예 설명서에 청소를 하지 말라고 써있습니다.
먼지통을 비울 때마다 저 파란 구조체를 탁탁 치면 안에서 엄청난 먼지가 떨어지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손 닿는데까지 물티슈로 닦아내는것 뿐입니다.
인터넷을 보면 아예 저 구조체마져도 분리해서 내부를 청소하는 용자분도 계신데.... 저는 그럴 엄두가 안났습니다.
4. 낮은 헤드
DC46특유의 낮은 헤드는 먼지나 머리카락을 흡입하는데는 정말 최고였지만 쌀알이나 더 큰 부스러기는 헤드와 바닥의 틈을 넘지 못하고 한 번에 안빨리는 일이 종종 일어났습니다.
즉 청소를 할 때마다 눈으로 청소지점을 보고 큰 덩어리가 있으면 청소 헤드를 앞뒤로 여러번 밀거나, 아니면 헤드를 살짝 들어서 직접 덩어리 위로 가져다 대야 합니다.
처음에는 뭐 그럴 수 있지..했는데 청소를 하고 난 다음에도 큰 덩어리가 발에 밟히는 날이 늘어갈수록 헤드만 따로 사서 쓸까? 하는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DC46과 함께 핸디형 청소기를 같이 사용했습니다.
원래 차량 청소용으로 구입했던
블랙 앤 데커의 일명 코끼리 청소기입니다.
역시 같은 회사의 호루라기 청소기와 함게 차량 청소용으로 매우 사랑받는 청소기입니다만..
제가 구입한 이 청소기는 연장스틱이 없어서 집안 청소를 전부 돌아다니면서 하기에는 힘듭니다.
허리를 꾸부정하게 숙이거나 무릎을 꿇고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말이죠.
소음은 다이슨에 맞먹을 정도며
역시 파워 on/off 빼곤 세기 조절이 없어서 집안 청소에 꽤~~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LG 코드제로 A9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 나온 코드제로 A9은 먼지통 내부에 금속 필터만 빠지고 검정 플라스틱 구조물이 빠지지 않아 먼지통 청소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미 다이슨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지라 코드제로도 다이슨을 따라하기만 하지 개선이 안되는구나...라고 했었는데
왠걸
2018년 제품부터는 이 부분이 개선이 되어서 판매가 되기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제품명이 938, 948, 958, 978등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센터를 방문해서 부품비 + 공임비만 내면 기존 제품도 일체형 필터로 교체를 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신형 A10이 나올것이라는 루머와는 달리 물걸레 청소 킷을 내놓으면서 기존 모델로도 승승장구..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게 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366&aid=0000430880
이쯤 되니 저도 마음이 안흔들릴 수 없더군요..
하지만 삼성전자가 때마침 경쟁 제품을 내놓습니다.
바로 삼성 제트입니다.
기존에 완벽하게 폭망해버렸던 파워건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철저하게 A9을 벤치마칭한 제품으로 등장했습니다.
200W의 동급 최대 흡입력을 자랑하고
코드제로처럼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을 채용하였으며
코드제로에는 없는 디스플레이도 달려 있고
드라이버나 동전으로 롤러브러시를 열어야 하는 코드제로와 달리 간단하게 버튼으로 롤러브러시를 분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코드제로의 최대 단점인 필터 시스템 일부만 물청소가 가능한 것과 달리 (본체에 붙어있기 때문에)
이 제품은 먼지통+필터가 본체에서 그대로 분리되고 이 부분을 전부 물청소가 가능한
그야말로 코드제로를 제대로 저격한 모델이었습니다.
제트의 존재를 아는 순간
진짜 마음이 폭풍처럼 흔들리더군요
제가 코드제로를 관심 있게 보면서도 선뜻 사지 못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수정해서 나온 제품이었습니다.
삼성이 파워건의 끔찍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철저하게 시장조사와 경쟁제품 조사를 하고 개선해서 출시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굳이 제트가 아닌 파워건을 구입한 이유는..
1. 어짜피 핸디형 파워는 거기서 거기다
200W가 됐건, 140W가 됐건 일상생활에서 청소하는데 체감 안됩니다.
뭐 두 번 문지를꺼 한 번 문지른다? 똑같습니다.
물론 아니다, 차이 난다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10년전 핸디 청소기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청소기를 사용해오면서 단 한번도 파워가 세져서 청소가 쉬워지고 빨라진것을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무선에서 유선으로 넘어왔을때 조차도요..
작은 먼지나 머리카락은 100W나 50W나 빨려들어가는게 똑같습니다.
파워 생각하면 고만고만한 핸디형에서 고민할게 아니라 시원하게 유선으로 가는게 답입니다.
괜히 많은 핸디형 청소기들이 앞쪽에 롤러를 달아놨겠습니까..;; 쓸어모아서 빨아들여야 그나마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생활 패턴에서 자잘한 먼지를 청소하는 목적으로 청소기를 구입하신다면
현재 나온 어떤 무선, 핸디형 청소기를 구입하셔도 만족하실겁니다.
아, 그리고 보통 흡입력은 소음과 비례합니다..
2. 먼지통을 비우는 패턴이 다르다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만약 코드제로를 사용하고 먼지통을 비울 때는 먼지통 하단 뚜껑을 열어서 먼지를 버리고 뚜껑을 닫으면 끝입니다.
제트는 먼지통을 청소기와 분리하고
먼지통을 막고 있는 필터를 분리한 다음
먼지통을 비우고 다시 필터를 결합하고 그 먼지통을 청소기에 결합하게 됩니다.
즉 코드제로는 그때 그때 청소하고 먼지통을 비우는 사람에게,
제트는 청소하다 몰아서 한 번에 먼지통을 비우는 사람에게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핸디 청소기들은 보통 먼지통이 작습니다.. 여러번 청소하면서 꾸역꾸역 먼지통을 채우는 것보다
그때 그때 먼지통을 비워주고 어쩌다 한 번 필터 청소를 해주는게 성능 유지에도 좋고,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생각합니다.
코드제로의 먼지통 여는 방식은 다이슨과 똑같은데 저는 이 방식을 썩 선호하지 않습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먼지가 흩어질 염려도 있고, 고무패킹에 먼지가 끼는걸 보는것도 찝찝하기 때문이죠.
사실 제트의 방식으로 먼지통을 비우는것도 뭐 엄청 오래걸리고 그러는것은 아니니
구매전에 개개인의 생활패턴, 청소패턴을 한 번 생각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이슨에게 이미 길들여져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그때그때 죄다 분리하다보면 매번 내부 물청소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요?
코드제로의 방식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2020년 3월 23일 추가)
실제로 저는 새 쓰레기봉투를 꺼낼 때마다 청소기 먼지통을 새 봉투에 먼저 비우고, 그 위에 물에 젖은 키친 타올을 한장 올려둔 다음 사용하고 있습니다.
3. 디자인 & 컬러
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뭔가 스댕 느낌나고 번쩍거리는 제트의 이런 파이프보다
무광 아이언 그레이 컬러의 코드제로 A9이 제 눈에 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많은 제품 사진을 찾아봤는데, 이건 개인의 취향영역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참고로 나중에 개봉기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저 코드제로의 연장관이 플라스틱일꺼라 생각했는데...알루미늄이더군요 -_-;;
깜놀.. 이미지보다 실제가 더 고급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4. 모터 들어간건 LG ?
이제는 옛말이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이말에 대해 일정 부분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과거 삼성 파워건의 거대한 삽질을 실제로 체험했었고
그보다 더 과거에 삼성 스틱형 무선청소기 VC-PS85를 사용해보면서,
'와 이걸 쓰라고 만든건가?'
'이거 만든 사람들은 직접 써보기는 한걸까?' 라고 한탄하였습니다.
동시대의 일렉트로룩스 2 in 1 무선 청소기 보다도 못하다는걸 여실히 느꼈기 때문에..
제트가 분명 코드제로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소비자에게 확실한 검증되지 않은 제트를 사는 모험보다는
수년간 충분히 검증되어 있는 코드제로를 사는게 더 낫다 생각했습니다.
곧 개봉기로 돌아오겠습니다.
https://dmwriter.tistory.com/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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