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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o S60D4 5000km 시승기 본문

Review 들/Things

Volvo S60D4 5000km 시승기

DMWriter 2017. 3. 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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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햇살이 뜨끈하게 내리쬐던 여름 끝무렵 어느날,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찾았던 영종도 BMW드라이빙 센터의 카페 한 켠에 앉아 그 날의 트랙 주행을 곱씹어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였다.


옆 테이블에 모여 앉아 신나게 자동차 이야기를 하는 4, 50대 중년 남성들의 목소리가 저절로 들려왔다.


한바탕 즐겁게 트랙을 돌고 오신 듯, 붉게 상기된 그분들의 얼굴은 어느 장난감이 더 재미있느냐로 말 끝을 서로 이어가는 어린아이들의 붉은 볼과 다름이 없었다.


3시리즈의 기본기와 1시리즈의 컴팩트함, M의 맹렬한 주행 이야기를 지나 얼마전 큰 화제가 되었던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사고 이야기로 이어졌다. 


사고의 단초가 되었던 버스 욕을 한참 하시던 그분들은 다시 비싼차를 타는 사람들이 더 사고가 안난다로 주제를 넘겼다.


페라리/람보르기니 모는 사람이 사고 나는 것을 봤냐면서 차 자체의 운동성능도 일종의 안전과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한껏 토해냈다.


운동성능에 따라 피할 수 있다, 없다. 자세가 유지가 된다, 안된다, 정지를 할 수 있다 없다, 갑논을박이 이어졌지만 결론은 가만히 있는데 뒤에서 때려박는 것은 답이 없다로 지어지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주제는 갑자기 볼보로 넘어왔다.


주차장에 볼보 차량을 주차해놓았던 나로서는 귀가 저절로 쫑긋 서는 주제였다.


하지만,


"볼보는 사고 나면 차는 멀쩡한데 사람이 다친데 하하하~"


....


나의 기대와 달리 그분들이 생각하는 볼보차는 '그냥 튼튼한 차'였다.


같은 차를 7대를 쌓아올려서 튼튼함을 소비자에게 광고했던 이른바 7 up광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 외제차가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볼보의 위상은 지금과는 다르게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나란이 하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름과 함께


튼튼한 차


안전하기만한 차

 

못생긴 차


웨건 덕후


중국 차


로 이미지가 쇄락해가고 있었다. 


자동차 시장에 인도와 중국 자본이 흘러든지 어언 10여년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2008년 인도 타타모터스에 인수합병 되었고,


볼보도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와 인수합병이 되었다.


안그래도 안전을 뺀 모든 것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던 볼보는 '중국 차'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며 더더욱 소비자에게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승용차의 개발, 제작은 온전히 볼보에게 맡겨놓은 결과,


볼보는 자신들의 철학을 유지한 채, 보다 새롭고 진보적인 차량 개발에 몰두할 기회를 얻게 된다.


2010년 볼보는 자사의 주력 라인업인 60시리즈의 세단 S60을 제네바 모터쇼에서 발표했고


2010 Volvo S60



2013년 현재의 디자인으로 페이스리프트가 되었다.


2013 Volvo S60



2012년에는  C30의 후속모델인 V40을 발표하였고 

 

2014년 기존 5기통 엔진을 대체할 2 L 4기통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발표하면서 하나의 엔진으로 가솔린과 디젤, 저출력부터 고출력의 모든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광폭 행보를 하게 된다.


Volvo Drive-e


그리고 2016년 봄, 나는 차를 구입하기 위해 이곳 저곳의 자동차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2016년 봄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예전부터 해치백을 매우 사랑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왠지 모르게 트렁크가 튀어나온 세단보다는 해치백의 짧뚱한 뒷태를 너무나 마음에 들어했다.


해치백의 교과서라는 골프 5세대를 시작으로 해치백의 매력을 찾아보다가


알파-로메오의 줄리에타를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현실에)



첫사랑과도 같은 Alfa Romeo Giulietta


그리고 볼보의 C30의 독특한 뒷태에 잠시 홀려 있다가


당시 C30에 처음 달려 나온 사각지대 감지시스템 (BLIS)를 보며 이 브랜드가 안전에 대해 꽤 고민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Volvo C30


2016년에는 


골프는 7세대가 시장에 나와 있었고


알파-로메오는 여전히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C30은 단종이 되어 있었다.




그 사이 



골프는 국내에서 너무 흔한 차종이 되었고  


알파-로메오는 여전히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C30은 V40으로 대체되어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차를 사야겠다고 고민했을 때


가장 먼저 방문한 매장은 볼보였다. 


V40이 너무 보고 싶었다.


어딜가나 시선을 끄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살짝 꺽여있는 전면 주간주행등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였고


호불호가 극명한 세로로 긴 후미등도 내 눈에는 너무나 아름다워보였다.


지금도 도로에서 만나면 항상 눈이 가는 V40의 리어


V40의 시승을 시작으로


BMW 3 


메르세데스-벤츠 C


재규어 XE


폭스바겐 골프


폭스바겐 티구안


등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시승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차량 제원을 정리하며 3달을 보냈을 때,


우리집 주차장에는 내가 그다지 흥미를 갖지 않던 세단, 파워블루 컬러의 S60D4가 세워져있었다.


주변에서는 나를 미쳤다고 했다.




차를 산다는 것


아무리 우리나라 차량 교체주기가 빨라졌다고 해도, 차 한대를 사는데 드는 가격은 적지 않다. 수입차라면? 더더욱 그렇다.


시류를 잘 타면 폭풍같은 할인을 받으며 흐믓한 마음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도 있지만, 잊지 마시라, 손해보는 장사꾼은 없다.


우리는 만원짜리 이어폰을 살 때도 가성비를 외치면서


간혹 그보다 비싼 물품을 사는데에 가성비를 잊곤 한다.


사치품은 가성비의 범주에서 벗어나는게 맞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차량은 아직 사치품의 범주로 들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4천만원대라면 국산 준대형, 대형 세단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인데


같은 가격으로 그보다 작은 크기의 차량을 선택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게 여러모로 구매 후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과연 국산차의 수많은 잇점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스스로가 궁금해서


구매하는 김에 나도 이 차를 좀 더 파악해보고자 했다.






S60의 디자인



차를 둘러보면 독특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S60의 측면 캐릭터라인을 유심히 살펴보자.


전면 헤드라이트부터 쭉 이어지던 케릭터라인이 뒷문 손잡이 바로 잡에서 살짝 위로 올라가는 것 처럼 보인다.


앞바퀴 뒤쪽에서 조수석 문 사이가 유독 탁송차량의 불 빛에 반사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이때는 잘 모르고 그냥 넘어간 부분이었다. 


얼마전 주차장에서 차 뒷문을 닫다가, S60 캐릭터 라인의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의 전면에서 보면 중앙 그릴에서  시작되 사이드 미러로 이어지는 2개의 라인과

헤드라이트 위를 지나 차량 앞바퀴 위로 지나가는 과감한 라인때문에 좌우로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헤드라이트 끝에서 시작되는 캐릭터 라인이 앞문 시작 지점에서 한번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뒷문 손잡이를 계기로 다시 살짝 나오게 된다.


그래서 차량을 옆면에서 보면 캐릭터라인이 차량 앞문 시작부분에서 한 번

뒷문 손잡이 앞에서 한 번 요동치는 것 처럼 보인다. 

이 라인은 뒷 유리에서 내려오는 라인과 합쳐지면서 뒷휀더 위쪽에 2개의 면을 생성함과 동시에 리어 끝을 장식한다..




BMW 320D의 옆 모습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뒷유리부터 내려오는 옆모습은 오히려 BMW 3GT와 흡사하다. (물론 3GT처럼 트렁크가 열리지는 않는다.)




처음엔 뒷문 손잡이 앞쪽이 뭔가에 찍힌줄 알았다.

사진에 왜곡이 있는 것이 아니다.


뒷문 손잡이를 시작으로 다시 차량의 엉덩이가 빵빵해진다.


이러한 캐릭터 라인 덕분에 정면에서는 옆으로 넓어 보여 안정감을 주고 허리는 잘록하고, 엉덩이는 다시 빵빵해보이는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하게 된다.


다양한 선, 면을 이용해서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요즘의 차량들에 비하면 얌전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집에서 공부만 하던 학생이 맘 잡고 놀아보기 위해 스포티룩을 열심히 '공부'한 티가 역력히 난다.


그리고 그 공부의 마지막은 짧은 트렁크 끝으로 살짝 치솟았다가


멀리서 봐도 알 수 있는 리어 램프를 지나


균형 잡힌 '듀얼' 배기 파이프로 마무리 짓는다.  후방 센서가 범퍼 아래 숨어 있어 미관을 헤치지 않는 것은 덤.


아무튼 기존 세단답지 않게 트렁크가 너무 도드라지지 않은 S60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해치백만 바라보던 사람에게 거부감 없는 디자인으로 다가왔다.





기대를 뛰어넘어버린 주행감


DRIVE-E 파워트레인, 가솔인/디젤 겸용으로 엔진블록을 공유하고 8단 아이신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 볼보의 신형 파워트레인.


i-ART라는 이름의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로 주행감과 연비를 붙잡고 등급에 따라 슈퍼차져, 터보차저 그리고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출력을 채워넣었다.


D4모델의 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40.8 kg.m, 트윈터보를 이용하고 있고, 0-100km가속성은 7.6초이다. 


공인 연비는 16.3 km/L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이 세그먼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BMW의 320D는 어떨까?


190마력 40.8kg.m 토크로 똑같은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트윈스크롤 터보를 이용하고 0-100km 가속성은 7.2초, 연비는 16.6 km/L


대동소이하다. 가속과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는 S60의 무게가 경량화에 신경을 잘 쓰는 320D보다 무겁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세그먼트 비슷한 가격대 (다나와 자동차 비교)


S60은 전륜이고 320은 후륜이기 때문에 실제로 두 차량을 몰아보면 주행질감은 확연히 다르다.


3시리즈가 제공하는 후륜 특유의 느낌, 가볍고 편하게 돌아가는 핸들, 부담없이 밟을 수 있는 브레이크와 엑셀, 누가봐도 3시리즈는 달릴 준비가 되어있는 차다.


S60은 어떨까


넓은 회전반경, 묵직한 움직임, 브레이크가 엑셀보다 높게 올라와있는 모습에서 겉모습과는 다르게 얌전하고 안전하게 달리세요.. 라는 메세지를 받게 된다.  320D처럼 자극적이고 독특한 맛은 없다. 


그냥 묵묵히 달린다는 자기 할 일을 처리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경쾌함을 바라는 운전자라면 조금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반면에 안정적이고 보호받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주행감이 묵직하다해서 일상생활에서 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브레이크는 제동거리가 나쁘지 않고 원하는 타이밍에 딱딱 잘 서준다.


적응이 잘 안되어 있을때는 답력이 초반에 몰려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더 몰아보니 리니어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악셀은 패달 타입이고 브레이크보다 살짝 내려가 있어 발을 오가는게 조금 불편하다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시트 포지션을 브레이크를 밟는 기준으로 잘 맞추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뿐더러


착좌감도 더불어 상승하는 장점이 있다. 


핸들과의 거리가 조금 안맞을 수 있는데, 핸들은 텔레스코픽과 틸트를 모두 지원하니 조금 더 몸쪽으로 당기면 문제가 없다.


190마력은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서 꽤 넉넉한 출력이다. 


진동 소음면에서 아주 훌륭하다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320D보다는 조금 더 낫다 생각했다. 


진동은 누가봐도 디젤이고 소음은 정차시 창문을 열고 있다면 제법 신경쓰이는 정도이다.  하지만 평소에 음악을 틀고 있어서 잘 느끼지는 못한다.


중고속일때는 진동 소음이 잘 정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2리터 4기통 디젤 세단에서 이정도면 나름 선방을 했다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 더 욕심내서 2중 접합 유리가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만약 보다 넉넉하게 rpm을 당겨 쓰고 싶다면 볼보도 스포츠 모드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일깨워내면 된다.


디지털 계기판의 테마를 '퍼포먼스'로 바꾸면 된다고? 함정이다. 속지말자 그건 그냥 테마다.


기어레버를 운전자쪽으로 당기면 바로 스포츠모드가 된다.  


기어변속을 미루면서 좀 더 높은 RPM을 땡겨쓰기 시작한다. 


엑셀을 밟을 때 더 넉넉한 출력을 느낄 수 있다.


기본 rpm이 상승(800 -> 1000 rpm)하면서 크리핑 속도도 살짝 올라간다.


이차의 최대 토크는 1750~2500 rpm대에서 40.8 kg.m 인데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2000rpm대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노말 모드에서는 1500rpm대를 쓰는 편이다. )


정차시 출발하는 느낌도 조금 더 튀어나가는 것 같고, 고속에서 속도가 붙어도 악셀을 밟을 여유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2000rpm대에서 악셀이 반응하는 느낌이 굉장히 좋은편이다.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서륵서륵 밟히는 악셀과 하나의 화면에 rpm과 속도를 표기한 계기판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볼보가 자랑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 4C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래도 괜찮다.


스포츠 모드라고 해서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댐퍼의 반응이 바뀌지도 않는다. 


그래도 더 달리고 싶거나 평소에 넉넉하게 파워를 끌어내고 싶을 때 스포츠 모드가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볼보에게 '달리기'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생긴것만 좀 잘 달리게 꾸며놓은 차량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처음으로 기어레버를 스포츠 모드로 놓고 엑셀을 밟았을 때 


그간의 오해를 씻어내야만 했다. 


중고속에서 넉넉하게 밀어주는 토크감과 고속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볼보가 그간 안전 이외의 부분에서도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서툰 핸들링에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롤을 받아내줬다. 


속도방지턱에서 '아이고야'를 외치던 내 친구도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 


제법 단단한 서스펜션은 고속안정감을 위한 '큰 그림'이었다.


자동변속에 맡겨도 되지만, 조금 더 기분을 내기 위해 수동 변속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물론 아이신 8단 변속기는변속 속도가 기민하게 빠르지는 않다. 


변속 타이밍을 잘 모르겠다면 디지털 계기판의 퍼포먼스 테마에서 제공하는 파워 게이지 정보를 바탕으로 변속을 시도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 뒷편에 패들 쉬프트가 왜 있나 했더니 이럴때 쓰라고 있었다. (물론 기어레버를 올리고 내리는 것으로도 변속 가능하다.)


패들 쉬프트는 금속 재질로 되어있다. 플라스틱 재질에 비하면 스포티한 감성 업!


제법 단단한 서스펜션과 좋은 강성 그리고 훌륭한 시트가 만나면 스포츠 모드가 얼마나 즐거운지 깨닫게 되고, 우리나라의 도로 사정과 교통 사정이 얼마나 안좋은지도 함께 깨닫게 된다.


이리저리 달려본 결과 생각보다 S60은 훌륭한 운동성능을 보여주었다. 


생긴것만 스포티 하다고 보기에는 억울할 것 같다. 


자체 강성, 서스펜션의 세팅만이 이런것들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하나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옆에서 가만히 차량을 쳐다본다.


!!!



18인치가 기본 사양으로 들어가는 D4모델에 끼워진 타이어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3 (PS3)


PS3라면 동사의 파이일럿 슈퍼 스포트(PSS)에 뒤이어 대부분의 타이어 벤치마크에서든 상위권에 자리하는 여름 타이어다. 



타이어랙의 Max Performance summer tire 평가표


파일럿 스포츠3 타이어라면 일상적인 달리기에서 부족함이 전혀 없는 타이어다. 아니 대부분 사람들에게 넘치고도 남을 타이어였다.


320D와 C200는  17인치 휠이 제공되고, 그들의 타이어가 (브랜드와 제품명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PS3를 능가하는 좋은 타이어가 끼어있다고 기억이 되지 않는데....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동급 차량보다 더 저렴한 차에 더 큰 휠과 더 좋은 타이어가 달려있었다. 


휠과 타이어만으로 꽤 이득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수상한 S60D4의 가성비 1


BMW 320D는 내가 생각하는 S60D4의 직접적인 경쟁자였다. 


해치백에서는 골프가 그렇듯, 320D는 이 급에선 모두의 경쟁자, 모두의 워너비다.


C200D는 1.6리터 르노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고 성능도 2리터 엔진에 비해 한단계 떨어진다.


파워트레인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면 C220D를 고려해봐야 하는데 가격에서 거진 천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메르세데스 - 벤츠에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다. 항상 가격만으론 동급의 선을 넘어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C220의 옵션이 더 뛰어난것도 아니다. 


물론 최고의 옵션은 '삼각별'이지만...


실제로 차량 구매의 목적으로 옵션을 엑셀에 기록하며 하나하나 비교해보고 있자니 S60의 옵션이 수상하기 짝이 없다.


예를 들면, 


S60D4는 천연 가죽 시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반면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은 인조가죽 시트였다. 4천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조가죽 시트에 앉아야 한다니... 


가죽 종류도, 인조가죽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그 몇 번 가죽시트에 앉보고 만져보고 했더니 그새 엉덩이가 간사해졌다.


인조가죽은 손에 닿는 촉감도, 엉덩이에 닿는 착좌감도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 말이 나온김에 시트 이야기를 잠깐 하고 지나가야겠다. 



뜬금 없는 시트 이야기


천연 가죽과 볼보가 자랑하는 편안한 시트의 조합은 정말 남에게 꼭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다. 통풍시트가 없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뭐, 추운 북유럽 국가의 차량이라 통풍시트를 집어넣을 생각을 미처 하지 못 한 것이었을거라고 생각해주기로 했다.


시트의 안락함은 그간 타본 모든 차량을 통틀어 그야말로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나는 어딘가를 갈 때 당일치기보단 1박 이상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 갔을 때 집을 대신할 공간이 있어야 심리적 안락함을 얻는 성격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하루종일 차를 타고 이동해도 우리집 차면 마음이 편안했고, 1~2시간 거리여도 대중교통을 타고 움직이면 어딘가 모르게 불안함을 갖곤 했었다.


그런면에서 볼보의 실내, 그 중에서도 시트는 정말 대만족이었다.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전을 하거나, 


화장실 10분을 제외한 5시간의 장거리 운행 중에도 어디하나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장거리 비행에서 비지니스 좌석에 앉아도 허리가 불편해하는 몸인데,


볼보 시트에서만큼은 허리가 얌전해진다.


무엇보다 차량에 앉는 것 만으로 집에 와있는 듯한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할나위 없었다. 


타 브랜드에서 인색하기 짝이 없는 럼버 서포트도 전동식으로 제공된다. 시트 메모리도 3개를 제공한다. 


3개의 메모리 시트


전동식 럼버 서포트


조수석에도 메모리 기능을 제외한 럼버 서포트, 위 아래 전후 등받이 각도조절이 모두 전동으로 제공된다.


참고로 2016 메르세데스-벤츠 C200D 조수석은 의자 아래 레버를 당겨 앞, 뒤 슬라이딩을 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수상한 S60D4의 가성비 2



본격적으로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하면 비교가 민망한 수준이다.


두 차량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CC)와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LKAS)이 제공되고 있다. 


레이더를 이용해 앞 차량과 거리를 유지하며 정해진 속도로 주행을 도와주는 ACC기능은 완소 중에 완소 기능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에서뿐 아니다.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도 운전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훌륭한 옵션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위한 레이더


알고리즘 또한 훌륭하다. 5단계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데 가속과 감속이 아주 만족스럽다. 차량을 구매 초기에 브레이크 패달의 답력에 적응을 채 못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ACC의 브레이크가 더 부드럽게 정차를 해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슬그머니 브레이크 패달에 발을 올려놓고(세게 올려놓으면 ACC가 해제된다.) 이 차가 제안하는 브레이크 타임과 답력을 가르침 받아본 기억이 난다.


ACC의 거리는 상황에 맞춰 조절하여 사용하면 된다. 처음 ACC를 사용하면 제대로 작동할까 하는 의구심에 3칸 이상 거리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막히는 길에서 자꾸 앞으로 끼어드는 차들을 바라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1칸으로 거리를 조절하게 된다.


ACC가 만능은 아니다. 항상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주의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정차 후  3초이내 앞차가 출발시 자동 출발하는 큐-어시스트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을 뿐더러, ACC기능을 이용해 S60D4에서 제공하지 않는 오토-홀드 기능을 임의로 사용할 수도 있다.


ACC가 있는 차를 한 번도 안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타본 사람은 없을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운전 생활을 확 바꿔주는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ACC 기능이 제외된 D3모델과의 가격 차이가 약 500만원 정도 하는데 (물론 그 외 다른 옵션이 더 추가된다.)


ACC기능 하나만으로도 500만원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운전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줄어든다.



고속도로에서 ACC로 속도를 지정하고 달리다보면 생각지 못한 단점을 찾아볼 수 있게 되는데,  바로 ACC는 굽이 굽이 돌아가는 길에서도 정해진 속도와 앞차 간격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내 앞에 차가 있으면 모르겠으나 차가 없는 상태에서 시속 100 키로미터 또는 그 이상으로 설정을 해놓았다면 길이 굽어있어도 그 속도를 유지하려 한다.


10년 넘게 국산차를 경험한 나로서는 무조건 그런 상황에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여 왔기 때문에 늘 그런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곤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00키로 110키로로 굽은 길을 도는 것은 그리 어려운것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된다. 이 차의 하체와 타이어는 생각보다 괜찮다.



LKAS는 시속 70km 이상에서 차량이 차선을 넘어갈 것 같을 때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면 자동으로 살짝살짝 핸들을 돌려주는 기능이다.


볼보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 고속에서 성실하게 깜빡이를 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자율주행차량처럼 차선의 중앙을 맞춰 따라가는 기능을 생각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자기도 모르게 차선을 넘었을 때 그 상황을 인지시켜주고 다시 차선안으로 들어오게 도와주는 안전 보조장치다. 때문에 핸들을 놓고 달리면 도로 중앙으로 고정되지 않고 좌우로 왔다갔다 하게 된다. 


간혹 겨울에는 도로 한켠에 쌓인 눈을 차선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시야가 안좋을 때 눈을 대신해서 차선을 읽어주기도 한다.


차선 폭을 가늠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도 좋은 옵션이다. 





안전 덕후들의 끝모를 탐욕


핫해치 = 폭스바겐


경량화 = 로터스


핸들링 = BMW


고급스러움 = 메르세데스 벤츠


안전 = ?



핫해치를 표방하는 수 많은 차들은 골프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었다.


많은 컴팩트 세단들 역시  BMW 3시리즈를 목표로 삼았다.


고급 이상의 고급을 노리는 대형 세단은 모두 S클래스를 표방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 누구의 타도의 대상도 아니었고, 경쟁자로 생각되지 않던 부분이 안전이었다.


누구나 차량을 타면서 안전하길 원하고 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지만,


시장에서 생각보다 구매 영향력에서 낮은 자리에 위치한게 안전이었고


실제로 안전이란 사고가 나기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소비자가 체험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설사 사고가 났다 해도, 차가 안전에서 덜 다친건지, 운이 좋아서 덜 다친건지 알기도 힘들고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다.


차량 측면, B필러 하단에 숨어있는 Side impact Protection System


그렇게 시장에서 배척받던 안전을 보다 상품성있게 포장하는 것은 볼보가 가지고 있는 큰 지상과제였다.


그래서 볼보는 누군가 내 차를 추돌하였을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수동적인 안전을 벗어나


운전자가 스스로 이 차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치를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했던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BLIS).


저속주행시 차량이나 사람, 자전거를 미쳐인지 하지 못하였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시티 세이프티.


앞 차와의 거리가 줄어들 때 충돌이 예정되면 이를 감지해서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충돌이 예정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전방추돌감지 및 오토 브레이크 시스템(CWAB) 등.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서 바로바로 체감할 수 있는 장치을 대거 선보였다.


전시장 딜러들은 앞다투어 고객들에게 시티세이프티를 체험시켜 주었고, 소비자들은 볼보에게 두터운 문짝만 있는게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물론, 볼보가 자랑하고 있는 자체 구조나 충돌시 작동하여 운전자를 지켜주는 안전장치들도 꾸준히 진화되어 왔다.


2012년 미국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협회)가 기습에 가깝게 실시했었던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2002년에 출시되어 10년째 우려진 사골이라 비웃음 받던 XC90이 GOOD등급을 받은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자체 충돌시험 센터와 사고조사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볼보는 2020년까지 자사의 차량을 차고 있는 운전자의 사망 또는 중상율 0%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나는 제법 그들의 말을 신뢰하는 편이다. 


5000km를 운행하는 동안, 내가 느낀건 차량이 운전자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이었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은 깜빡이를 켜야 하고


앞차에 너무 빠른 속도로 다가서면 불빛과 경고음이 울린다.


측후방 사각지대를 감지하고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왔을 때 점등, 점멸해주는 BLIS



앞 차와의 속도, 거리를 계산하여 전방 충돌이 예상될 경우 점등, 점멸하여 운전자 앞 유리창에 불빛을 쏴주는 전방충돌경보 시스템



사각지대로 들어오고 있는 차는 A필러에서 주황색등이 점등되어 운전자에게 환기키셔준다.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이 있어도 알려준다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의 제한속도가 얼마인지 잘 모르겠다면 차량이 카메라로 읽어 계기판에 표시해준 속도를 확인하면 된다.


카메라가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읽어 디지털 계기판에 표기해준다.



혹 졸음운전을 하고 있었다면? 계기판에서 좀 쉬어라가는 안내문구가 뜰 것이다.


어두운 주차장이나 골목에서 90도에 가깝게 핸들을 꺽는다면 코너링 라이트가 어두운 구석을 밝혀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해준다.


지금은 경쟁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이와 같은 기능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천만원대 소형 자동차 광고에서도 안전기능을 강조하는 내용을 찾아 보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잊지 말자, 볼보는 가장 적극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안전 시스템을 넣고 빼고로 장사하는 회사는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러한 철학은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벨트를 맬 때까지 꺼지지 않는 알람과 실내등에 잘 나타나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비행기 좌석에서 볼법한 안전벨트 등




안전한 차에서 찾는 편의성


'잘생긴' 키는 아니다.


네모 반듯, 투박하게 생긴 볼보의 키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타 브랜드에 비하면 수수한 편이다.


어디 내려놔도 전면만 봐선 볼보의 키라고 알아봐주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가끔씩 카페 테이블에 차 키를 올려놓는 키부심을 보이고 싶다면 볼보에서는 신형 90시리즈를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이 키는 키리스 엔트리/스타트 기능을 제공한다.


무슨 말이냐하면, 몸에 키를 지니고만 있어도 도어 잠금이 열리고, 차량을 출발할 수 있다는 것.


내 자동차 키를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더라??


1달 정도는 지난 것 같다.


가방안에 키를 넣어두고 가방을 항상 들고 다녔는데, 꺼낼 일이 없다.


카에 다가서 문을 열고 가방을 조수석 또는 뒷자리에 던져 놓고 시동을 켠다. 


차에서 내리면? 핸들 손잡이 터치로 잠그고 자리를 떠나면 된다.  (키가 멀어진다고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은 없다.)


때문에 차에 동승하는 일행들 중에는 문을 열어즐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볼보 키부심은 주차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내가 차 옆에 있을때 그냥 열면 돼'


또는 CZIP을 발동시키면서 말이다.


C200D를 구입한 내 후배는 S60의 키리스 시스템을 아주 부러워 한다.



뒷좌석은 스키쓰루가 제공되고, 6:4로 시트 폴딩이 가능하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나에게 스키쓰루나 시트 폴딩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얼마전 뒷좌석 시트를 하나 접은 채 세 사람분량의 짐과 장비를 싷고 용평리조트를 다녀왔을 때에도 짐과 승차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다만 스키쓰루를 열기가 쉽지 않다. 제법 뻑뻑하게 닫혀있고 무조건 트렁크를 통해서만 열 수 있다.


뒷좌석에서 스키쓰루를 열고 일종의 창고처럼 쓰는 차량도 있는 것에 비하면 아쉬울 수도 있다.


시트 폴딩은 이 차의 실용성을 한단계 높여주는 부분이다. 


스키 쓰루에 스키 한 대, 폴딩된 시트위로 스노우보드를 올리고 남는 공간에 짐가방을 더 둘 수 있었다.



정말로 긴 짐을 차에 싷고 싶을 때는 뒷좌석 폴딩에 조수석 폴딩을 더할 수도 있다.  뒷좌석 승객의 시야가 답답할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쓸 수 있다.



조수석 뒤 양 옆으로 숨어있는 레버를 당기고 시트 등받이를 밀면 


이렇게 조수석이 접힌다.

조수석이 너무 위로 올라와있거나 앞으로 당겨 있으면 잘 안접힌다.


4:6 분할 후열 시트를 열고


그 다음에도 공간이 부족하거나

더 긴 물건을 옮겨야 한다면


이렇게, 조수석도 접어 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220아방가르드가 C200보다 좋은 점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엠비언트 라이트와 뒷좌석 시트 폴딩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납공간을 이야기가 나온김에 몇 가지를 더 짚고 가야 할 것 같다.


사실 이 차의 수납능력이 좋은편은 아니다.


흔히들 핸드폰을 놓게 되는 도어트림쪽은 뻥 뚫려있다. 측면 충돌시 물건이 튀어 운전사에게 상해를 입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적은 수납공간 덕택에 많은 볼보 유저들이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도어트림과 샌터콘솔 박스에 추가적인 수납공간을 만든다.



대신에 도어포켓은 생각보다 아주 큰 공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곳에 휴지나 물통 말고 다른걸 두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크고 아름다운 도어 포켓과 무거운 문을 열기위해 발버둥친 흔적들



센터콘솔 박스도 공간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너무 깊다. 운전중에 뭔가를 찾는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CD를 넣기엔 좋지만 안으로 너무 깊은 센터 콘솔은


이런 알리 제품으로 공간 활용을 늘릴 수 있다.

(배송 시간과 퀄리티는 기대하지 말자)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페시아 뒷편에도 숨겨진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센터 뒷면 수납공간



처음에는 활용성이 높을꺼라 생각했지만 두어번 지갑을 두고 잊은채 나갔다가 다시 차로 돌아온 경험을 한 이후에는 이곳에 물건을 두지 않는다.



컵홀더 겸 핸드폰을 두는 공간, 시가잭 차저는 따로 구입하였다.



컵홀더 사이에 있는 12V시가잭은 생각만큼 편하지 않다.


핸드폰을 네비로 쓰는 나에게 컵홀더 사이부터 전면 환풍구까지 USB케이블이 주욱 이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듯, 음료수가 오가는 위치에 있어 고장의 위험도 높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표방하는 슬라이딩 도어도 어지간한 USB소켓을 끼워두면 평소에 닫을 수가 없다. 


작은 소켓이어도 USB케이블을 꼿으면 역시 닫기가 어렵다.





생각보다 세심한 볼보의 배려가 돋보이는 곳은 조수석 수납함이다


먼저 문을 열면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리모컨과

휠캡 리무버가 있다.


리모컨 배터리는 꼭 빼놓도록 하자, 배터리 누액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그리고 수납함 도어쪽에는 이런 고정핀이 2세트가 있는데



바로 필기구를 고정시키는 공간이다!


정말 이부분에서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납함에 볼펜 하나정도는 꼭 넣어두지만 이리저리 굴러다녀서 틱틱 부딪히는 소리를 싫어했는데 이런 센스라니!




그리고 하나 더, 잘 안보이는 수납함 문턱 안쪽을 보면 이상한 홈이 보인다.


어디 보자...   엇! 이 사이즈는?


카드가 딱 맞게 들어간다. 


신용카드류라면 1장, 명함이라면 몇 장 더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수납홈이 파여있다.


수납함이 기분좋게 닫히도록 도와주는 고무패킹은 덤.




아참 하나 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전면 유리 클립은 주차용 RFID 카드나 주차증을 꽂아두기에 아주 최적화되어 있다. 




세대 교체가 시급하다 하는 센터페시아 디자인




다시 고개를 돌려 전면에 펼쳐진 수많은 버튼들을 봐보자


올드한 디자인이다.


전화번호부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은


중앙부 숫자판과 네 귀퉁이의 다이얼



내가 가장 아쉬웠던건, 저 다이얼들이 플라스틱이라는 점이었다.




거기에 곁들여진 어반 우드 트림은 젊은 소비자들이 볼보의 주력 차종을 외면한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실제로 어반 우드 트림의 옵션가는 꽤 높은 편이라는것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젊은 층들에겐 이런 유광 우드보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무광 우드나 V40CC에 들어갔던 코퍼 던 재질이 훨씬 나았을 것 같다. 


이거 하나로 V40CC를 살 뻔 했다. (LED기어레버는 현재 미적용)


너무 많아서 정신 사나울 것 같은 버튼들에 대한 평가는 운전을 계속 하다보면 살짝 생각이 바뀌게 된다.


직관적으로 원하는 옵션을 찾아 바로 바로 끄고 켬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버튼만이 주는 장점이다.


신형 90시리즈의 세로 터치화면이 심미적이고 인테리어의 구성을 단순화하는데는 지대한 공이 있지만, 원하는 옵션을 찾아 손가락을 몇 번씩 더 누르게 되는 수고스러움은 때로 귀찮음으로 발전하게 된다.


원하는 온도를 바로 설정할 수 있는 다이얼과, 언제든지 편하게 바꿀 수 있는 공조 버튼들, 


스탑 앤 고 기능활성화/비활성과와 같이 자주 쓰는 버튼들이 밖으로 나와있는 덕에 실제로 운전중에 센터페시아에서 불편함을 느낄 일은 많지 않다. 


모르는 사람도 바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 직관적인 공조 시스템


특히 공조버튼 만큼은 긴 시간 볼보 실내의 아이덴티티를 이끌어온만큼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디자인적으로는 아쉬운 센터페시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꼭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편리한데,  심미적 요소가 많이 떨어질뿐이다.




센터 페시아보다 교체가 시급한건 사실 엔포테이먼트 


고개를 좀 더 올려 LCD화면을 바라보면 큰 한숨이 나온다.




7인치 LCD화면


이건 진짜 문제다.


이 차가 언제 발표되었더라... 그래 2010년이다. 이해가 된다.


정보를 제공하는데는 부족함 없는 크기와 구성이지만 경쟁 차종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터치도 지원하지 않고, 네비 주소를 한번 찍어볼라 하면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힘들다. 


많은 수입차의 네비게이션이 편의성면에서 떨어져서 사제 네비 매립이나 핸드폰 네비를 사용하게 되는데, 


볼보의 네비는 정말 사용하기 불편하다.


안전에서는 남보다 한발짝 먼저 첨단을 달렸지만


엔포테이먼트에서만큼은 이제 남들을 쫒아가는 처지 같다.


나 또한 열심히 핸드폰 네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오디오의 경우 (네비게이션도 해당) 버튼을 누르면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즉 다음곡을 여러번 누르면 바로바로 다음곡으로 넘어가는게 아니라 한 템포 쉬고 다음곡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것은 네비게이션 주소 입력, 지도 확대/축소때도 똑같이 작용되는데,


나름 숨어 있는 기능인 번호판 -> 천지인 입력 가능 기능으로 주소를 입력 해보면, 주소를 빨리 쳐도 화면에는 한 템포 늦게 뜬다.


신기한점은 화면에 뜨는 것을 무시하고 그냥 누르면 나중에 알아서 입력은 된다는 점. 음악도 화면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다음곡을 여러번 누르면 잠시후에 알아서 재생된다. 신호처리는 제대로 전달이 되는데, 그래픽 처리가 늦다고나 할까?


이미 익숙해진 사용자로서 큰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형 엔포테이먼트에서 꼭 개선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의 볼보는 떨어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위해 고급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써야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면에서 신형 S90의 볼륨 다이얼이 금속으로 마감된 것은 매우 큰 감동이었다.)



루프


머리를 들어 보면


썬루프 조작 콘솔 겸 실내등이 있다.



실내등은 주황색으로 그다지 밝지는 않다.



개인 독서등을 켜면 조금 더 나아진다.



썬루프는 보편적인 크기이고


썬루프 콘솔에 항상 빛나는 저 등은 정확하게 기어 레버를 비춰준다.


기어 레버가 빛나는것이 아니라 바로 천장 등이 비춰주는 것

볼보는 예전부터 이런 간접조명을 잘 써왔다.




여름


글 쓰는 지금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이지만


여름에 꼭 사용할 수 있는 볼보만의 독특한 기능을 꼭 소개해주고자 한다.


많은 차들이 스마트 리모컨의 열림 버튼을 꾹 누르면 차량 전체 창문을 열어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볼보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열림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차량 팬이 돌면서 내부의 공기를 밖으로 빼주는 기능이 있다.


한 여름 뜨거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았다가 다시 타기 전, 창문을 리모컨으로 열고 팬을 돌리고 보다 쾌적한 실내에 탑승해보자. 


통풍시트가 없는 불만족을 이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다.


그뿐 아니다, B필러에 달려있는 에어컨 송풍구는 실내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줌과 동시에 후열 승객의 쾌적함을 돕는다.


별 것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제법 마음에 들어서 V40에서 S60으로 넘어온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겨울


순정으로 장착되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3가 얼마나 좋은 타이어였는지 체감하는 기간이다. 


우리가 '흔히' 구매하는 윈터 타이어로는 동일한 주행감을 얻을 수 없다. 코너링의 안정감도, 최고속도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열선 핸들과 앞 뒤좌석 '모두!' 제공하는 열선 시트만큼은 이때 빛을 발한다. 북유럽 국가의 차 아닌가!


참고로 2017년식에서는 뒷좌석 열선이 빠졌다. 멍청한 볼보 코리아



디젤차량이라 수온게이지가 늦게 올라가고 히터가 나오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위를 녹여주는데 더욱 열선을 찾게 된다. 


조금 아쉬운점은 아이들링 스탑&고가 작동하면 엔진이 꺼질 때마다 열선 핸들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



디젤의 전통적인 아쉬움인 진동도 겨울에 조금 더 높아진다. 여름에 느끼지 못한 정차시 진동이 헤드레스트를 통해 전해진다.


헤드레스트의 진동이 불쾌하게 느껴질 경우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당겨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보자


아이들링 rpm이 800에서 1000으로 상승하면서 헤드레스트의 진동이 옅어진다. 


원래 그런 것인지 내 차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기온이 올라가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진동이 잦아든다.




연비


보통 디젤의 단점은 진동/소음, 장점은 연비라고 한다. 


나 또한 디젤의 진동에 열심히 적응하며 투덜대다가도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하는 순간만큼은 흐믓해진다.


겨울이 다가왔을 때 윈터 타이어로 교체 후 트립 컴퓨터를 리셋했다.


약 3000 km를 주행하는 동안 누적 연비는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14.9 km






장거리 주행과 시내 주행의 비율이 3 : 7정도로 시내주행이 많았고, 평소 연비에 신경쓰는 주행을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정차시 특유의 진동이 신경쓰여 자주 스포츠 모드로 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정도 연비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주유소에 자주 가는 것을 질색하는 나로서는 여전히 가솔린 차량을 몰기에는 수양이 부족하다.


디젤 그 다음 차량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해야 하지 않을까?











마치며



찍었지만 정작 쓸 일 없었던 주간주행등 사진



여느 볼보 오너들이 그렇듯


차를 산 다음 '왜 그 돈주고 그 차를 샀어?'라는 질문을 많이도 들었었다.


볼보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계신 중장년층들은 안전한 차 샀네, 튼튼한 차 샀네 라고 말씀하시지만 젊은 층에게 볼보는 굳이 사야할 이유가 없는, 그런 브랜드였다.


처음에는 이런 저런 기능을 설명하면서 동급 차량에는 이런게 없어 라고 했지만


요즘은


'그때 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차중에 가장 가성비가 뛰어났어'


라고 해버린다.


(덕분에 경쟁 차종의 스펙을 외워버리게 된 슬픔이 있지만)


타면 탈 수록 좋은 차량이라 생각한다.


국내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몇 안되는 브랜드라고도 생각한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볼보를 보면서


다음 모델에서는 그간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차량이 나타나길 기원한다.


그리고 신형 90모델들을 보면서 그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받아 들여서


차량 소유주가 나서서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차량을 시장에 내 놓았으면 한다. 


키리스 빼고, 열선 빼고 그런거 하지 말고..





긴 글에 지친 분들을 위한 정리!


장점

1. 동급 최고의 액티브/패시브 안전 옵션 및 시스템의 높은 신뢰성 (BLIS, 시티 세이프티, Whips 등)

2. 동급에서 찾아 보기 힘든 주행 보조 옵션 및 시스템의 높은 신뢰성 (ACC, LASK, CWAS 등)

3. 동급에서 찾아 보기 힘든 가죽 시트, 도어 가죽 마감

4. 동급에서 찾아 보기 힘든 편의 옵션! (키리스 고, CZIP, 시트 폴딩 등)

5. 동급에서 찾아 보기 힘든 18인치 휠과 좋은 성능의 타이어

6. 스포츠 주행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서스펜션

7. 안락하고 편안하며 운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인체 공학적 시트

8. 든든한 마음이 드는 묵직한 문짝

9. 갈끔하고 패셔너블한 프레임리스 룸미러

10. 운전석 앞자리 명함 클립♡

 

 

단점

1. 호불호가 갈리는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어반 우드 트림

2. 충격적인 네비게이션

3. 한 템포 느린 엔포테이먼트 신호 입력 처리 반응속도

4. 외기 온도는 알 수 있으나 실내 온도를 알 수 없다.

5. 생각보다 부족한 실내 수납공간 (알리 익스프레스로 해결 가능)

6. 어쩔 수 없는 회전반경

7. 뒷머리 안부를 묻는 냉간시 진동

8. 가끔 힘에 부치는 묵직한 문짝

9. 2017년식의 아쉬운 상품성 (뒷자리 열선 제외, 그럼 싸게 해주던가)

10.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볼보 코리아

 

 

 






5000 km 시승기라 하였으니 마지막으로 인증을 하며 글을 마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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