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스위스 여행기

스위스 여행기 4. 인터라켄, 융프라우, 그란덴발트

DMWriter 2019. 9. 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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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번 스위스 여행은 트래킹이 세번이나 있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휴식과 체력 회복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제가 있는 이 곳은 융프라우 여행의 시작지, 인터라켄입니다. 

 

융프라우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융프라우 철도 기념 여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제공됩니다. 사실 스템프 찍는거 빼곤 크게 특별한게 없지만.. 독특한 기념품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인터라켄 역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거미줄처럼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올라가는 열차와 루트와 내려오는 열차 루트를 다르게 해서 아예 다른 도시로 넘어갈수도 있습니다. 
저는 라우터브루넨 Lauterbrunnen 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출발한지 얼마 안됐는데, 내가 알프스에 와있다는걸 실감하게 됩니다.
Kleine Scheidegg 에서 내려서 열차를 갈아타기로 합니다. 역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세개의 봉우리는 왼쪽부터 아이거Eiger, 뮝크Mönch, 융프라우Jungfrau입니다. 이 세개의 봉우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역에 올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가 타고 올라갈 열차가 도착하였습니다.
열차를 타고 다시 위로, 위로 올라갑니다. 
열차는 빙하를 볼 수 있는 역에 멈춰섰습니다. 이미 해발 3천 미터를 넘은 시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빙하 관람 이외에도 여행객들에게 고산지대의 적응을 위한 정차라고 생각합니다. 해발 3천미터가 넘어가니 대다수의 여행객들이 고산지대에서의 문제점을 체감하기 시작합니다.

 

숨이 가빠오고, 조금씩 어지러우며, 술에 취한것처럼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떨어집니다. 왜 축구선수들이 볼리비아 고산지대에 가서 경기를 하면 힘들어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고산지대에서는 움직임을 천천히 하고, 당을 충분히 챙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융프라우를 가장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는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역은 해발 3454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몸이 힘들어집니다. 
정신도 조금 몽롱하고 답답하고 어지럽기까지 합니다. 숨을 최대한 크게 쉬고 천천히 움직여줘야 합니다.
역에서 내려 통로를 따라가면 탑 오브더 월드, 융프라우요흐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그 사이 117m를 더 올라와 3571m가 되었습니다.
전망대 밖으로 나오니 엄청나게 춥습니다. 
광활한 만년설의 지대입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이 곳이 조금 힘드실 것 같습니다. 바닥이 뻥뻥 뚤린 철판으로 되어있기 때문이죠..

 

전망대의 이곳저곳을 360도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절반만 눈으로 덮힌 봉우리 오른쪽이 융프라우입니다.

 

그리고 각 봉우리가 뭔지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습니다.
표지판을 참고해서 융프라우를 찾아봅니다. 이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자리를 이동하면 더 잘보이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다음 전망대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깁니다.. 화려한 거대 스노우볼이 있지만 사실 고산지대여서 크게 감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먹먹하고 몽롱한게 더 크더군요..
얼음 조각들이 가득한 동굴로 들어섰습니다. 탑 오브 유럽. 융프라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네가 왜 여기있어 ㅋㅋ아이스에이지의 그 친굽니다.  웃다보니 잠시 고산의 피로감도 사라집니다.
낙서 좋아하는 전세계 여행자들을 위한 낙서판도 있습니다.
몇몇 얼음 조각들을 구경하면서 미끄러운 얼음동굴을 지나고 나면
이렇게 융프라우와 스위스 깃발을 함께 찍을 수 있는 야외가 나옵니다.
한여름이지만 찬바람이 불고 눈 때문에 신발이 젖습니다만.. 한국에서 오신 신혼 여행부부는 샌들을 신고 사진 찍으시더군요.. 대단..;
융프라우는 위에 표지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이 반으로 뒤덮힌 봉우리 바로 오른쪽입니다.

 

아주 살짝 뽈록하고 튀어나온 부분인데.. 많은 분들이 눈이 절반 덮힌 봉우리(Rottalhorn)를 융프라우로 잘 못 알곤 하십니다;;
저 아래까지 만년설이 이러져있습니다. 춥네요 ;; 내려가야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융프라우에 Lindt chocolate shop입니다.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1개의 초콜렛을 주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분들이 이 곳을 들르는편입니다. 방문자가 많을 때는 직원들도 정신 없기 때문에 초콜렛을 못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융프라우에서 다시 아래로 내려옵니다.
귀신같이 고산병 증세가 사라졌습니다. 후.. 이제 살겠네요..
올라왔던 길이 아니라 반대쪽 라인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제 슬슬 트래킹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이 곳은 Alpiglen 역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Brandegg까지 걸어 내려갈 예정입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열차를 타고 오르고 내려옵니다.
이런 날씨, 이런 경관이면 걷지 않곤 못배길 것 같네요
걸어갈 길이 아래로 쭉 뻗어 있습니다. 
하늘도 더 없이 맑습니다.

 

 

길은 나이드신 분들도 어렵지 않게 산책하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어렵지 않은 코스이고 길을 잃을 위험성도 적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흐릅니다. 벌써 Brandegg에 거의 다 왔습니다. 
내려가면서 Hover camera drone도 사용해보았습니다. 화각은 신선해지는데, 높이 올라가니 바람이 강해 사진이 자꾸 흔들립니다.
하지만 독특하고 계성있는 사진을 찍기엔 드론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드론을 멀리 띄울 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 되지만 바람이 세다보니 사진은 흔들리고, 드론이 자리를 잡기 위해 배터리를 엄청나게 소모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장소에서 소형 드론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건 썩 좋은 판단이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바람이 불다보면 배터리 1개에 5분이 될까 말까입니다..

 

 

걷는 것도 했으니 점심도 먹어야겠죠, 일단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입니다.
식사는 늘 그렇듯 샐러드와
고기와 감자.. 그리고
후식입니다. 질릴법도 한데, 땀흘려 걸어 내려온 다음엔 뭐든 다 맛있습니다. 
밥을 먹고 나와 산책을 하는데
산봉우리가 순식간에 구름에 덮히면서 하늘이 어둑해집니다. 산에서는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더니 그걸 눈 앞에서 보게되네요;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다시 기차로 내려갈꺼니까요;
기차를 타고 그린덴발트 역까지 내려왔습니다. 그 사이 날씨는 더 흐려져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여행은 대단히 운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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