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여행기

철지난 크로아티아 여행기 6. 풀라, 로빈, 슬로베니아 피란

DMWriter 2020. 8. 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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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르를 떠나서 아드리아해의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로마시대의 흔적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를 마주보고 있고, 기원전부터 로마제국의 영토였던 곳입니다.

 

크로아티아 지방의 북쪽은 판노니아 Pannonia, 중남부는 달마티아 Dalmatia로 불리었었고 

크로아티아는 로마제국이 동로마, 서로마 제국으로 나뉘고 약 100년 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아바르 왕국의 지배를 피해 남하한 슬라브인들이 크로아티아 공국을 동로마제국 헤라클리우스로부터 인정받게 됩니다.

 

테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분리된 동로마, 서로마 제국 (AD. 395)

당시의 크로아티아 공국은 북으로는 아바르 왕국 (현재의 불가리아 지역)과 프랑크 왕국 (현재의 프랑스 지역) 남으로는 동로마 제국의 사이에 끼어있었고,  아바르 왕국이 프랑크 왕국의 샤를 마뉴에 의해 멸망하면서 프랑크 왕국의 세력권에 복속하게 됩니다.

 

그 이후 크로아티아 공국은 로마 카톨릭이 번성하게 됩니다. (동로마 제국의 영향권에 있던 지역들은 정교회가 번성하게 됩니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크로아티아에는 로마 시대의 건축물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고, 크로아티아인의 80% 이상이 카톨릭교인데 반해,  옆 나라인 세르비아는 동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정교회가 80% 입니다. 

 

아드리아해의 북쪽, 이스트라 반도의 최남단에서 로마시대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풀라Pula는 아직까지도 고대 로마 시대의 수 많은 유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풀라에서 가장 유명한 풀라 아레나는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 보존 상태가 월등히 좋은 건축물입니다.
이날 해가 말도 못하게 뜨거웠던걸 아직도 기억합니다.
내부 관람은 유료인데,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는만큼 내부 관람을 추천드립니다.
이 원형 경기장의 건축은 기원전 27,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시작되었습니다.
가로 세로가 132.5 m 105.1 m이고 최대 높이가 32.45 m로 면적은 11,466 제곱 미터입니다. 
약 23,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는 5천명 정도 수용 가능하다 합니다.

 

18세기 중반부터 발굴이 시작되었고, 현재에도 콘서트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발굴 당시 발견한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구글 리뷰에는 굳이 유료로 돈을 내고 들어가볼만한 가치가 없다라고 하는데, 저는 정반대의 의견입니다. 1만원 정도의 가격(성인 50쿠나)으로 잘 복원된 원형 극장을 만나볼 수 있는건 흔한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형 경기장을 나와 이스트라 고고학 박물관 근처를 지나가는데  
똑같이 생긴 두개의 문Twin Gate가 있습니다. 풀라에 세워졌던 5개의 게이트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3개의 게이트 중 하나입니다.

 

위는 이오니아식, 아래는 코린트식으로 보입니다.

 

계속 걸어서 세르기우스 개선문에 도착했습니다. 풀라는 걸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3개의 게이트중 가장 크고 화려한 문으로  구시가지의 입구이기도 합니다.기원전 1시기에 세워졌습니다.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의 승리에 기여한 풀라 출신 세르기우스 형제들을 기리기 위한 문입니다. 
구시가지 안쪽에는 딱 봐도 오래된 작은 건축물이 하나 보입니다.
기원전 1세기에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아우구스투스 신전입니다.  
신전에 들어가려다가 바로 옆 건물의 벽이 재미있어서 잠시 서서 구경했습니다.
배수관이 독특하네요 ㅎ
신전의 주변을 둘러봅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바퀴를 금방 돌 수 있습니다.

 

신전의 내부는 유료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솔직히 이 곳은 안들어가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내부는 상당히 좁고..
마음만 먹으면 1분안에 돌아보고 나올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오히려 가장 볼만한건 입구에 6개의 코린트 양식의 기둥같네요.

 

프란시스코 수도원이 있다 하네요.
옆으로 지나가봅니다. 
성모 승천 성당도 지나갑니다. 해가 너무 뜨겁습니다.
바다 근처이기 때문에 바람은 시원한편입니다.
갈매기들도 흔하게 볼 수 있구요

 

차를 달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로빈Rovinj으로 향합니다. 

 

로빈은 풀라보다 북쪽에 있는 도시로 조용하고 골목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스의 미코노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17세기에 세워진 발비스 아치Balbi's Arch입니다. 상단부에는 날개달린 사자상이 조각되어 있고
아치의 중앙에는 터키인과 베네치아인의 머리가 앞뒤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골목을 걸어 올라가면 성 유페미아 성당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성당은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로빈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내부는 아주 조용합니다.
성당을 나와 다른 골목길로 내려가봅니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편이라... 진짜 짐 가방에 자리만 있으면 그림 하나 사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다시 봐도 아쉽네 이거..
로빈의 골목 골목은 좁고 아기자기합니다. 그리고 바닥은 수백년의 흐름속에 매끈하게 닳아버렸습니다.
맞은편 해안으로 내려왔습니다. 시장이 있네요
납작 복숭아입니다. 여행다니면서 저 납작 복숭아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들었는데 ㅎㅎ 여행 마지막날에야 보게 됐네요.
고개를 둘러 높은 곳을 바라보면 어디서든 성 유페미아 성당의 첨탑이 보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슬로베니아의 피란 Piran에 잠시 들렀습니다. 슬로베니아 남서쪽에 작은 마을입니다.

 

피란의 중심부는 타르티니 광장이 있습니다.
피란에서 태어난 뛰어난 바이올리스트 주제페 타르티니를 기리는 곳입니다.
이미 해가 저물고 늦어지는 시간이라 타르티니의 집에 들어가 뭔가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되지 않습니다. 기념관에는 그가 사용했던 아마티 바이올린도 전시되어 있다는데.. 아쉽습니다.

 

해가 떨어지기전에 언덕길을 올라 피란의 벽Walls of Piran을 찾아갑니다.
유료입장이고 상당히 좁고 가파른 계단을 겨우겨우 올라가야하지만, 그 위에 서게 되면 피란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아름답네요.
시끌시끌한 소리가 나서 벽 너머를 보니 축구장이 있습니다 ;
가만히 서서 해가 지는 모습을 구경합니다.  오른쪽에 높게 솟은 건물은 성 죠지 성당,
피란의 벽은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조금 무서울 수 있습니다 ;
광장 한켠에는 소금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700년 이상의 전통 방법으로 만드는 소금으로 소금 비누, 소금 초콜릿도 판매합니다.
소금 초콜릿을 사먹어봤는데........음... 그냥 단짠이잖아? 정도였습니다. 사진을 찍어놓았는데 못찾겠네요;;  만약에 다시 가게되면 요리에 쓸 소금을 구매할 것 같습니다. 이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라..초콜릿만 사서 가게를 나오자마자 바로 입에 털어넣었었습니다. ㅋ
 해가 다 내려왔습니다. 이 여행도 여기서 끝맺어야 할 것 같습니다.
6년전의 여행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 번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국이 지나고 나면 다시 짐을 챙겨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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