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들/Place

이번주에 끝나는 아쉬운 인터랙티브 전시 팀랩:라이프

DMWriter 2021. 8. 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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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25일부터 올해 8월 22일까지

 

약 11개월에 걸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팀랩teamlab의 인터랙티브 전시 라이프가 선보였습니다.

 

팀랩은 2001년 결성된 일본의 아티스트 그룹으로 예술가, 엔지니어, 그래픽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건축가등이 모여서 예술을 통한 인간과 자연, 개인과 세계의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고 표현하는 집단입니다.

 

팀랩 홈페이지

https://borderless.teamlab.art/ko/

 

teamLab Borderless: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

This a brand new, never-before-seen world from both Mori Building and teamLab that lets you create new experiences together with other visitors and explore a new world made of borderless art using your body.

borderless.teamlab.art

 

일본에서 태동한 그롭인 만큼 주요 전시는 일본에서 이루어졌었으며, 상하이, 바로셀로나, 뉴욕, 싱가폴등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잠실 롯데월드에서 '팀랩 월드'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팀탭의 작품들의 특징은 대다수가 벽면에 비춰진 영상과 관객이 상호작용한다는 점인데, 만약 이러한 체험을 일부 포기한다면 팀랩의 홈페이지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어떤 작품인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더운날 일부러 DDP를 찾은건 혹시 최신의 인터랙티브 전시는 과거 제가 체험했던 인터랙티브 전시에서 뭔가 진일보한점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였죠.

 

주차장에 주차를 하셨다면 지하2층으로 이동해서 배움터로 향하시면 됩니다.
바닥에 표기가 잘 되어 있어 헤멜 일 없을 것 같았지만..
처음 와본 DDP라 결국 헤매고 말았습니다. 지하2층 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가면 됩니다..
팀랩: 라이프는 배움터 M1에서 전시중입니다.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온라인 예매만 가능하고 현장 발권은 불가합니다.

각각의 전시 앞에는 직원이 간략한 설명을 곁들여 줍니다.

 

안타깝게도 이 설명은 부실한 편이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다라기보단 어떻게 작품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통 작품 근처에는 설명이 표기되어 있기 마련인데, 팀랩: 라이프의 전시는 전시가 다 끝나고 나가는 길에 작품 설명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팀랩이 의도한 것이라고 보는 편이지만, 블로그로 찾아오셔서 작품을 구경하시는 분들께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바로 덧붙이는게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곳에서는 작품 설명을 바로 뒤에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1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있다. Life Survives by the Power of Life

나 자신과 바깥 환경은 둘이 아니다.

서로 가르고 나눌 수 없다는 가르침이 있다.

분리의 반대말은 통합이 아니다.

둘로 보이는 것은 실은 처음부터 하나였음을 깨닫는 일로부터,

우리는 분리를 벗어난다.

 

한자 '生'을 공서空書로 입체적으로 써 나간다.

生은 삶이자 살아있음을 뜻한다.

空書란 teamlab이 초기부터 계속해오는 작업 방식으로 빈 허공에 쓰는 붓글씨다.

먹물을 머금은 붓의 궤적이 지닌 깊이와 속도, 힘의 강약 등을 새롭게 해석해

공간 속에 입체로서 재구축하고, teamlab의 '초주관 공간' 논리 구조에 따라 다시 평면화 한다.

결과적으로 붓글씨가 평면과 입체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오늘날 우리에게 '살아 있는' 일은 이렇게 형상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작품은 가까이에서 볼 수록 신묘하다

 

 

글자와 꽃나무는 굉장한 입체감을 가지고 돌아간다.
꽃은 피고지는것을 반복한다.

 

첫 작품이자 가장 작은 작품이다.

 

앞으로의 전시가 어떻게 보여질지를 암시하듯 화려한 색상과 입체감으로 맞이한다.

 

앞서 지나간 사람들이 충분히 걸어 나갔기를 바라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2

 

꿈틀대는 골짜기의 꽃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Shifting Valley, Living Creatures of Flowers, Symbiotic Lives

 

 

꽃들로 이루어진 생물들이 입체적인 세계에서 서식하고 있다.

꽃들이 탄생과 사멸을 끝없이 거듭해 나가면서 생물의 형상을 만들어 간다.

 

생물들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거나, 다른 생물에 잡아먹히면서 함께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생물들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을수록 늘어난다.

반대로, 한참 동안 다른 생물을 먹지못하면 죽어 사라진다.

또, 다른 생물에 먹혀도 죽고 만다.

 

사람들이 생물을 이루는 꽃을 밟으면 꽃잎이 져 버린다.

사람들이 계속 밟아 생물 꽃이 너무 많아지면, 그 생물도 죽어 소멸해간다.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간다.

사전에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형식이 아니며 이전의 상태가 되풀이되는 경우도 없다.

사람들의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들여 끝없이 변화해간다.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어두운 공간 안에서 벽을 쓰다듬었는다.

쓰다듬으면 가끔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직원이 그랬다.

그 울음소리는...삶의 울음소리였을까? 죽음의 울음소리 였을까?

 

 

 

3

Black Waves: 거대한 몰입, Black Waves: Immersive Mass

이 작품은 시작과 끝이 없이, 전부 한 획으로 이어진 파도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거대한 파도 덩어리와 마주하고, 집어 삼켜지고, 마침내 파도와 하나가 된다.

 

덩어리처럼 보이던 파도의 바까이 안으로 밀려들어가, 보는 이로 하여금 표면과 내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겉과 속이 둘이 아니며, 서로 가르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맞다, 표면과 내면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바람에 나는 길을 잃었고, 직원의 도움으로 다음 장소로 갈 수 있었다..;)

 

컴퓨터상에서 설정한 공간에서, 물의 입체적 움직임을 구현해 가면서 파도를 구축했다.

물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물 입자의 연속체로 표현한다. 

그 물입자의 움직임을 따라서 공간 속에 선이 하나씩 생겨난다.

 

 

이 선의 집합을 teamlab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 논리를 거쳐 평면화하는 방법으로 파도를 그려낸다.

 

 

 

4

 

고동치는 대지, Beating Earth

높낮이가 있는 입체적 지형의 대지가, 시작적 인식과 신체적 인식이 분리된 채 꿈틀거린다.

또한 대지는 사람들이 움직이면 더욱 요동친다.

 

 

이 공간은 사람에 따라 어지럽거나 착시를 유발할 수 있다 생각한다.

나는 빨리 빠져나왔다.

 

5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 Proliferating Immense Life

 

꽃들이 탄생과 죽음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증식한다.

너무 많이 증식되면 꽃들은 일제히 쳐서 사라진다.

또한 사람들이 꽃을 만지면, 그 꽃들도 지고 만다.

 

 

(직원은 무려 뿌리를 만지면 빛이 나요. 라고 나에게 설명했었다. 한숨..)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간다.

사전에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며 이전의 상태가 되풀이 되는 경우도 없다.

 

사람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들여 끝없이 변화해 간다.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다음 인파가 몰려 올 때 쯤, 또 다른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6

 

경계를 초월한 나비 떼, 경계 너머 태어나는 생명, Flutter of Butterflies Beyond Borders, Life Born on the Other Side

 

이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반전을 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나비 떼> 사람들이 유리 건너편, 전시장 바깥 공간을 지날 때 나비 떼가 사람들의 발밑에서 태어난다.

나비 떼는 공간 속을 춤추며, 유리 경계를 넘어서, 전시장 안쪽 공간으로 들어온다.

 

 

유리 건너편 공간에서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이 공간은 캄캄해져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간다.

사전에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며 이전의 상태가 되풀이 되는 경우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왜 이 공간만 한쪽 벽면이 통유리이고 전시장 바깥 통로가 훤히 보이나 했다.

그리고그게 반전의 키 포인트였다.

 

 

(직원은,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나비 전시가 있으시구요. 라고 했다. 어휴..)

 

전시를 다 보고 나오는 길에 이렇게 나비 생성존이 있다.

 

안에서는 밖이 보였는데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다.

 

아주 많은 나비를 만들어 드렸다. 작품과 관람객 뿐 아니라, 작품을 보는 관람객과 작품을 보고 나간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이라니. 매우 신선했다.

 

 

 

7

 

교차하는 영원 속, 연속되는 생과 사, Continuous Life and Death at the Crossover of Eternity

꽃이 끝없이 피고 지며, 탄생과 죽음을 영원히 거듭한다.

주변 작품의 시간 흐름에 따라 피어나는 꽃의 종류는 차츰 변해간다.

작품 속 세상은, 설치된 장소에 해가 뜨면 함께 밝아졌다가, 해가 지면 나란히 어두워진다.

사람이 만지면 꽃이 지고, 가만히 닿아 있으면 꽃은 평소보다 많이 핀다.

 

(양 옆에 거울 덕분에 이 공간이 착시로 확장되어 보인다. 실제로는 매우 아담한 공간이다.)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간다.

사전에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며 이전의 상태가 되풀이 되는 경우도 없다.

사람의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들여 끝없이 변화해 간다.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그 사이에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은 또 새로운 꽃을 피웠다.

 

 

8 그리고 9

좌,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우, <물 입자의 우주>
한 공간에 두개의 작품이 공존한다.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Transcending Boundaries, A whole Year Per Hour

 

 

다른 작품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꽃이 피고 진다.

한 해동안 계절 다라 피는 꽃들이, 한 시간 만에 바뀌어 단다.

꽃들은 생겨나 자라고 흐드러졌다가는 끝내 시들어 사라져 간다

탄생과 죽음을 끝없이 거듭한다. 

 

 

 

사람들이 가만히 서있으면 꽃송이가 더 많이 피어나지만,

만지거나 주변을 거닐면 일제히 꽃잎을 떨군다.

 

 

그리고 별도의 작품인 '물 입자의 우주'의 물 입자와도 닿아지곤 한다.

 

 

지난 봄, 어느 골짜기를 찾았다.

산벚꽃이며, 비탈의 유채꽃을 보자니 사람이 심었는지 스스로 피었는지 궁금해졌다.

온갖 꽃이 난만한, 참으로 근사한 장소였다.

꽃이 많다는 사실은, 그 자연이 인간의 영향을 받은 생태계임을 알려준다.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어디부터가 인위인지 경께도 극히 모호했다.

자연과 인간은 대립된 개념이 아니며, 근사한 자연이란 인간사도 아우르는 생태계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다.

 

 

 

 

근대의 믿음과 달리 인간이 자연을 온전히 파악할 수도, 완벽히 통제할 수도 없었기에, 

기나긴 시간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이 근사한 경관을 가꾸어 온 것은 아닐까.

골짜기의 마을은 근대 이전에는 바닷길이 지나는 길목이어서 번성했지만,

근대에 들어 육로 중심으로 바뀌면서 육지의 외딴 섬이 되고 말았다. 

그 덕분에 근대 이전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어렴풋이 남아, 제어할 수 없을을 깨달았을 때

자연을 향한 인위적인 행위한 어떤 모습인지를 사유하게 했다.

 

 

물 입자의 우주, Transcending Boundaries

물은, 입자 간 상호작용을 하는 무수한 물 입자의 연속체로 표현된다.

그리고 물 입자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에 선을 그린다.

 

그 선의 집합을 teamlab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 논리에 따라 평면화 하는 방법으로 폭포를 그린다.

 

사람이 작품에 다가가거나 작품 위에 서면, 마치 물길을 가로 막는 바위처럼,

사람 스스로가 바위가 되어 물의 흐름을 바꾼다.

 

잠시 서서 물줄기를 손으로 막아봤다. 손과 발이 바위가 되어 물의 흐름을 바꾸었다.

작품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끝없이 변화해 간다.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물줄기는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

 

 

 

이 작품이 마지막이었다.

바닥에 앉아 쉬었다 가는 사람도 꽤 볼 수 있었다.

소지품을 잘 챙기라는 말을 들었다.

 

 

천천히 관람해도 1시간 남짓이면 모든 작품을 관람 할 수 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플래시 사용이나 삼각대, 셀카봉 사용, 온라인 스트리밍은 불가하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벽에 기대거나 앉아 있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발걸음을 조심하는게 좋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넓은 공간을 소리 지르며 뛰어다닌다.

영상이 생성되는 벽을 마구 두들긴다.

아이들이 가장 무섭다.

 

관람 비용은 2만원이다.

작품의 수와, 관람의 시간과, 감동의 정도를 비추어 보았을 때 조금 비싼 감이 있었다.

 

그래도 인터랙티브 전시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추천한다.

돌아오는 이번 일요일, 8월 22일까지다.

 

주차의 경우 1시간 무료 제공이 된다.

지하 2층으로 나와서 오른쪽이 배움터라고 했는데, 

배움터로 가기 전,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화장실과 함께 주차요금 정산소가 있다.

이 곳에 티켓을 보여주면 1시간 주차 무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내 경우 넉넉히 둘러보고 나왔는데 딱 1시간을 맞췄었다.

만약 커플, 가족단위라면 1시간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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